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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하루 종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습니다.
울산에서 6시55분 첫비행기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제가 오늘 하루동안 만나뵈야 할 동지들이 서울, 부산, 대구에 있는 관계로 새벽부터 부산을 떨었습니다.
비행기가 이륙을 30분이나 미룰 때 부터 일이 꼬이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아닌게 아니라 제가 본 것중에 가장 심한 안개가 김포공항을 덮고 있었습니다.
7시 50분에 착륙해야 할 우리 비행기는 1시간이 넘게 공항위에서 선회비행을 합니다. "김포공항의 짙은 안개로 인해 착륙이 늦어지고 있으며 기장은 무엇보다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판단하겠습니다" 는 침작하면서도 단호한 기장님의 음성이 10분 간격으로 들려옵니다. 그러다가 2시간이 연착하여 무사히 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김포공항에 내렸습니다.
9시반으로 예약되어 있던 김기태위원장님과의 서울구치소 접견은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솔직히 너무 짜증이 났습니다만 우리 민주노총 조합원이 분명할 조종사 동지(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안전" 이라는 너무나 훌륭하고 당연한 멘트로 모든 것이 해소되었습니다. "이윤보다 안전" "돈보다 생명" 이것이 우리 민주노총의 구호가 아닙니까? 기태형. 뵙지는 못했지만 근처까지 와서 다시한번 결의합니다. 철도노동자들의 상처를 80만 조합원이 반드시 닦아줄 것이라고...
케이티엑스로 부산으로 이동하여 두시에 예정되어 있는 한진중공업 불법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총력결의대회에 참석하였습니다. 지난 수년간 수천억의 흑자와 주주들의 배당잔치를 했던 한진중공업은 올해 전혀 긴박할 것이 없는 "수주 미비"의 이유로 전체 조합원들의 무려 30%를 정리해고 하겠다고 노동조합에 통보하였습니다.
저는 비바람이 치는 영도조선소에 서서 생각했습니다. 공공부문의 단협해지와 파업유도가 정권에 의해 사전 치밀하게 기획되었듯이 제조업에 불어 닥치고 있는 정리해고의 칼바람도 자본의 "기획된 구조조정과 민주노조 말살 음모"라는 확신을 합니다.
선박수주가 미비하여 경영이 어렵다면 수주담당자를 교체해야지요. 고의로 수주를 거부(!)하여 일시적이고 인위적인 적자를 유도하여 진행되는 정리해고는 기획살인입니다. 이렇듯이 공공부문과 제조업에서 진행되는 노동자 탄압과 이에 맞선 투쟁양상의 모습은 일견 다를 것 같지만 민주노총을 현장으로부터 거세하겠다는 본질은 동일합니다.
7시 대구유세에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동지들이 함께 하셨습니다. 더욱 뜻깊은 것은 민주노총 대구본부장님의 주최로 마련된 양후보 합동 뒷풀이가 시종 즐거운 분위기속에서 진행된 것입니다.
저는 허영구후보님과 15분으로 제한된 합동유세에서 듣지 못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양 선본의 관계자들은 오랜 동지들을 다시 만난듯이 술잔을 기우렸습니다.
대구본부장님이 건배사를 합니다. "쉬운 것부터 합의하고 실천합시다. 어려운 문제는 토론하고 또 토론하여 방도를 찾읍시다. 민주노총의 미래를 위해 건배!" 어려운 지역본부 살림살이에도 불구하고 오늘자리를 마련해 주신 대구지역 동지들의 염원을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오늘 비록 안개로 인해 일부 일정을 취소하는 곡절이 있었지만 "돈보다 안전" "정리해고가 아니라 함께 살자" 를 온몸으로 실천하고 계신 전국의 수 많은 "또 다른 나" 를 확인한 의미있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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