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들은 불쌍하지도, 약하지도 않아요"(금속노동자 ilabor.org)
작성자 콜트빨간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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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소히. “그분들은 불쌍하지도, 약하지도 않아요” [인터뷰]홍대 앞 클럽, 일명 ‘홍대여신’ 가수 소히 강선화 편집부장 edit@ilabor.org 젊음, 자유, 개성, 새로움의 대명사. 홍대 앞 클럽. 그곳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보사노바(브라질 노래 형식) 풍 노래를 간드러지게 부르는 가수, 일명 홍대 여신으로 유명한 가수 소히(본명 최소희)를 만난 건 홍대 앞 카페다. 카페 분위기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패션과 자유분방한 그녀의 모습은 첫눈에도 인상적이다. 그녀는 콜트악기 및 콜텍 기타 제조 노동자 복직투쟁에 함께하고 있는 가수다. 매달 수요문화제에서 공연하고, ‘콜트콜텍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문화노동자들’이란 네트워크에 참여해 복직투쟁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는 주인공이다. 그 노동자들을 만나기 전에는 내가 돈을 쉽게 벌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노동자들에게 미안했어요. 그래서 되도록 많은 공연을 하려고 했죠. 하지만 그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그것 역시 노동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죠. 저는 문화 노동자였던거에요” 그녀에게 콜트-콜텍 조합원들은 도움을 줘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존재였다. 그녀는 콜트-콜텍 조합원과의 첫만남을 기억한다. “청계광장 첫 문화제 때 ‘투명인간’이라고 투쟁과 관련 없이 외면당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노래를 부르면서 이 노래가 노동자들의 현실과 우연히도 잘 맞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노래를 듣는 노동자들의 눈빛이 너무나 따뜻한 거에요”, “그 문화제에서 함께 공연했던 파워플한 민중가요 가수들과 달리 잔잔한 제 노래 풍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나봐요” 그녀에게 콜트-콜텍 조합원은 자신의 노래 풍을 좋아하는 한명의 대중이었다. 굳이 ‘투쟁’과 함께 하려고 애쓰지도 않고, 서로 맞추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스러움. 그녀의 시각에서 연대를 배운다. 그녀는 가끔 서울시내에 빼곡히 들어선 빌딩들과 아파트를 보며 콜텍 사장(박영호)을 떠올린다고 한다. “어떤 부자들이 저런 곳에 살고 있을까. 노동자들을 착취한 돈으로 배부른 콜텍 사장도 저런 곳에 살고 있겠지”. 그녀의 이러한 눈높이는 ‘한강 송전탑 위엔 사람이 살았어’라는 노래로 태어난다. 콜트-콜텍 조합원들이 지난 2008년 복직을 요구하며 한강 송전탑에 오른 것. 송전탑에 오른 조합원이 바라볼 한강의 모습, 부자든 해고자든 모두 한강을 보며 살게 되지만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는 현실을 노래했다. 콜트-콜텍 조합원들의 마음이었고, 노래였다. “공연하면서 제 공연을 보는 노동자들에게 저는 힘내라고 하지 않아요. 그분들은 불쌍하지도, 약하지도 않는데 제가 그렇게 말하면 안되죠”, “오히려 콜텍사장을 함께 욕해요. 사람이 관계를 가지려면 겁이 좀 있어야 하는데 박영호는 겁이 없는 것 같다고”. “같은 입장이 돼서 위안을 주는 것도 있겠지만, 저는 제 노래를 통해서 콜트-콜텍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싶어요”라는 그녀의 바램을 들으며, 그녀 역시 복직투쟁에 함께하고 있는 노동자임을 새삼 깨닫는다. 요즘 그녀는 2집을 준비하고 있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매일 신문을 챙겨보려고 노력한다. 노동자 그리고 사회를 바꾸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고 싶어서다. “내 삶을 진보적으로 바꾸려고 노력해요. 내 삶이 바뀌어야 좋은 노랫말과 선율이 나오죠” 여기서 멈추지 않고 콜트-콜텍 노동자의 노래를 준비하는 그녀. 그녀의 잔잔하면서 당찬 보사노바 풍 노래, 노동자의 노래가 귓가에 맴돈다. <한강 송전탑 위엔 사람이 살았어> 작사/작곡/노래/연주 소히 한강 송전탑 위엔 사람이 살았어 그 위에선 누굴 위한건지 폐허들이 보였어 폐허 속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어 법 앞에서만 고갤 떨구는 사람들도 보였어 우리는 이렇게 같은 한강을 바라보며 어쩌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한강 송전탑 위엔 사람이 살았어 송전탑 옆을 지나 조깅하는 사람들도 보였어 그들은 여기 사람 사는지도 몰라 죽을 것 같은 마음으로 살고 있는데 우리는 이렇게 같은 한강을 바라보며 어쩌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내가 받은 상처 시간 지나가도 잊혀질 수 없어 긴 시간 정말 힘들었으니까 우리는 이렇게 같은 한강을 바라보며 어쩌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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