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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정기대의원대회가 남긴 과제와 2010년 투쟁
지난 1월 27일 금속노조 제26차 정기대의원대회가 개최됐다. 예년 같으면 6기가 출범하고 바로 정대를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업지부의 지역지부 재편을 둘러싼 조직 내 갈등으로 인해 결국 해를 넘겨, 6기 1/4분기가 지난 가운데 사업계획과 사업예산이 확정된 것이다.
금속노조 앞에 놓인 과제
뿐만 아니라 대외적 조건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한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로 인해 노동조합 활동이 위축되는 상황을 돌파해야 하는 과제가 금속노조 앞에 놓여있다.
또한 같이 통과된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문제는 산별노조와 산별교섭을 아예 인정하지 않는 관점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금속노조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금속노조는 ①노동기본권 사수를 위한 특별교섭/보충교섭 요구 ②15만 산별교섭 투쟁(임단투 방침)을 2010년 투쟁의 주요 기조와 상으로 제출하였다.
그렇지만 이번 정대에서는 4월까지 투쟁일정이 중심이 되는 특별교섭/보충교섭의 투쟁방향을 확정하고 15만 산별교섭 투쟁방침(임단투 방침)은 3월 임대로 이월하였다.
(사진=금속노조)
수정안을 통해 본 차이들
이번 정대는 제출된 안건 모두 큰 논란이 없이 통과되었다고 볼 수 있다. 5기 2년차 사업평가안, 6기 1년차 사업계획과 예산안, 장투기금 결의 등 대부분의 안건이 만장일치로 결의되었다. 다만 제출된 수정안을 통해 몇 가지 투쟁의 기조와 차이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첫째, 투쟁기조에서 ‘노동기본권을 사수하고 노동탄압(구조조정 포함)을 분쇄한다’는 원안에 ‘노동법 재개정 투쟁’이 삽입되면서 투쟁의 방향을 분명히 하였다.
원안과 수정안은 미묘한 차이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민주노조 진영이 개악된 노동법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볼 것인가, 어떤 투쟁으로 돌파할 것인가에 대한 잠재된 논쟁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잠재된 논쟁점은 이후 ‘근로시간 면제위원회’ 참여를 둘러싼 논쟁 등으로 구체적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둘째, 15만 산별교섭 투쟁과 관련된 내용 중 ‘중앙교섭 성사투쟁을 전면에 배치하지 않고’를 삭제하고 ‘산별중앙교섭을 중심에 두고, 15만 집중투쟁을 통해 노동기본권 쟁취투쟁’으로 변경하였다. 이는 기존의 중앙교섭 성사 문제, 이후 금속노조의 교섭구조와 그에 따른 투쟁방향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향후 교섭형태에 대한 중요한 논쟁 지점 중 하나다.
제출된 원안은 ‘중앙교섭 쟁취라는 목표를 위해 다양한 교섭틀과 단계적 쟁취라는 전술’을 채택할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번 대의원 설문결과에서 확인되듯이, 대의원들은 15만이 함께 하는 중앙교섭 투쟁을 여전히 중시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수정안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또한 제출된 자료를 보면 교섭형태로 산별요구 쟁취투쟁, 중층적 교섭구조 확보, 영역별 공동투쟁이라는 과제를 나열하고 있다. 그러나 정대에서는 무엇을 중심으로 투쟁할 것인지는 정확하게 토론되지 못한 채 임시대대로 이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역시 이번 정대에서 제대로 토론되지 못한 내용인데, 또 하나의 특징으로 2010년 교섭을 정책적으로 관장할 ‘단체협약위원회 강화’를 들 수 있다. 초안에서는 ‘단체교섭위원회’로 제출되었으나, 토론 과정에서 ‘단체협약위원회 강화’로 내용이 바뀌었다고 한다.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단체협약위원회의 역할’은 ‘산별 공동요구와 영역별 요구, 주요 사업장 요구 등이 조정되고 상호 긴밀한 연관성을 지닐 수 있도록 요구 마련과 교섭 진행을 정책적으로 관장’하는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금속노조의 조직적 수준과 과제를 볼 때 이는 조직형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과도한 기대가 표현된 것이 아닌가 싶다.
(사진=금속노조)
어떻게 15만의 실천을 조직할 것인가
이런 가운데 3월 9일 금속노조 임시대의원대대가 준비되고 있다. 임대에서 임단협 요구안 및 투쟁방침이 확정되면 3월 19일 요구안을 발송하고 2010년 교섭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미 진행하고 있는 특단협/보충교섭투쟁과 4월 투쟁, 임대를 통해 확정될 산별교섭과 6월 투쟁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 관건은 제출된 4월과 6월 투쟁을 어떻게 2010년 투쟁으로 종합하면서 15만의 실천을 조직할 것인가에 있다.
다양한 변수에 대한 대응과 투쟁의 종합이 필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2010년 금속노조 앞에 놓인 투쟁과제는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인식하는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땅에 떨어진 금속노조에 대한 기대를 되살리는 사업과 투쟁,
15만의 힘의 집중을 과연 보여 줄 수 있는지 시험대가 될 투쟁,
정권과 자본의 무단적 탄압에 맞설 진지를 구축해야 할 투쟁,
내부적인 차이를 좁히고, 산별운동의 근거와 전망을 확보할 수 있는 조직력의 확보를 가능하게 만드는 투쟁이며, 이것이 곧 우리가 2010년 투쟁을 통해 얻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
- 경남노동자신문 <호루라기> 준비29호 (http://blog.daum.net/horura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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