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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정신 팽개친 민주노총 위원장
‘과격’?‘쇠파이프’ 왜곡된 이미지 벗겨낸다고? … 화물연대?용산?쌍용정신 부정
이명박?신자유주의 가장 큰 폭력 … 87년 가두투쟁 정신으로 싸워야
이명박정권과 자본진영, 보수언론은 민주노총의 폭력성을 부각시키며 ‘법과 원칙대로’를 노래하고 민주노총의 ‘사고의 전환과 체질개선(?)’을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
사실 민주노총은 이명박정권이 들어서서도 대한통운 비정규직 노동자의 차별과 집단 계약해지에 맞서 투쟁하다가 목을 맨 박종태 열사의 뜻을 이루기 위해 대전에서 울분의 죽봉을 들었다.
강제철거에 맞서 용산민중들은 옥상에 망루를 쌓고 ‘올라오면 다 죽겠다’고 신나 등을 쌓아놓고 농성하며 대책을 요구했다.
쌍용자동차 동지들은 대규모 정리해고를 막아내기 위해 쇠파이프와 화염병으로 무장한 채 공장옥쇄 파업을 전개하며 77일간의 완강한 투쟁을 전개했다. 전국적으로 단결하여 총노동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한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대한통운?용산?쌍용의 투쟁정신을 내팽개친 김영훈
그러나 최근 민주노총의 김영훈 집행부가 들어서서 개악 노동법에 기초해 만들어진 ‘근로시간 면제심의 위원회’ 참여를 결정하고 언론에 말쑥한 양복정장과 온건한 모습으로 등장하자 ‘민주노총이 드디어 쇠파이프를 내려놨다’고 반기고 있다.
민주노총 신임 김영훈 위원장이 3월 3일 노사관계학회 간담회에 넥타이를 매고 참석해 학자들과 나눈 간담회 내용이 경제신문과 조선일보 등에 ‘쇠파이프 내려놓겠다’는 내용으로 대서특필됐다. 민주노총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악의적 왜곡’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첨부한 한국노사관계학회의 공문을 보면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보수언론에 의해 덧칠되어, 민주노총 하면 ‘과격’, ‘붉은 머리띠’, ‘쇠파이프’가 떠오르게 되는 왜곡된 이미지를 벗겨 내고, 민주노동운동이 지향해 온 핵심적인 가치인 ‘연대’, ‘평등’, ‘평화’의 이미지가 제대로 각인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쇠파이프를 내려놓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과격’, ‘붉은 머리띠’, ‘쇠파이프’가 떠오르게 되는 왜곡된 이미지를 벗겨 내겠다”고 말함으로써 붉은 머리띠를 매고 쇠파이프를 들고 과격하게 싸울 수밖에 없었던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가슴에 찬물을 끼얹었다.
2008년 박종태 열사의 자결과 화물연대 투쟁, 2009년 쌍용차 노동자들의 자랑스런 파업투쟁은 모두 ‘붉은 머리띠’를 매고, ‘쇠파이프’로 저항할 수밖에 없을만큼 과격했고, 절박했다.
열사의 뜻을 기리고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정리해고를 막아내기 위해 ‘폭력적(?)으로 투쟁’하다 구속되고, 부상당하고, 해고된 동지들의 헌신적인 투쟁의 의미는 무엇이 된단 말인가?
앞뒤 문맥을 살피지 않고 선정적으로 보도한 보수언론의 태도도 문제이지만 민주노총-금속노조 등 민주노조운동의 지도부는 대정부, 대자본 앞에 태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지도부의 그 태도에 따라 민주노조운동의 정체성이 규정되고, 그것이 조합원한테 보내는 메시지가 된다.
신자유주의 자체가 ‘폭력’
자본주의 자체가 노동자의 착취를 전제로 하고 있듯이 더 많은 이윤을 위해 전 세계에 몰아치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광풍은 자본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인간적 가치와 민중들의 삷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자본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노동자의 고용의 질을 하락시켜 비정규직-불안정노동자로 대체한다.
공공부분과 사회복지는 축소되고 자본의 무한한 자유와 경쟁만이 남아 사회양극화는 더욱 확대된다. 이러한 신자유주의 광풍이 민중들의 삶과 인간적 가치에 대한 폭력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신자유주의 탐욕은 국경을 넘어 아프리카, 아마존유역, 아시아의 밀림과 평원을 갈아엎어 민중들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있고 더 많은 이윤을 위해 값싼 원주민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한편 시장 확대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민중들의 삶을 파탄내는 자본의 폭력은 합법적이고 이에 저항하는 방식에 물리력이 동원된다면 ‘폭력’이란 말인가?
이명박의 법과 원칙 자체가 ‘폭력’
전세계적으로 가장 극우 보수적인 신자유주의를 도입하고 있는 이명박정권의 정책은 정책 그 자체가 노동자-민중들에 대한 폭력 자체다. 권력을 이용하여 언론을 장악하고, 촛불을 막기 위해 집시법을 개악하고 4대문 안의 집회를 허용하지 않는다. 각종 법 개악을 통해 노동기본권과 시민의로서의 자유를 제약한다.
공공부문 민영화, 대규모 정리해고를 통해 자본에 순종하는 법을 가르친다. 필연적으로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노동자-민중들의 생존권적 요구에 대해서는 각종 고소, 고발, 벌금, 손해배상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엄벌한다.
자신들이 국회를 통해 쏟아내고 있는 재벌과 부자 위주의 법과 원칙에 대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만 얘기하라고 하는 이 현실을 우리는 인정할 수 없다. 아니 힘이 없기 때문에 그저 당하고 있을 뿐이다.
법과 원칙 안에서의 투쟁은 투쟁이 아니다
우리는 이명박정권과 자본진영의 눈치를 보고 투쟁해 나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인간적 가치와 노동기본권, 민중생존권의 실현과 승리를 위해 요구하고 투쟁해 나가는 것이다. 정세와 주체적 조건에 따라 전술적 방법의 차이가 존재할 수 있으나 분명한 것은 저들이 말하는 법과 원칙 안에서만 투쟁하는 것은 투쟁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주지부의 발레오만도를 계기로 한 지부파업 투쟁, 대림자동차의 점거농성, 금호타이어 정리해고 투쟁, 신규사업장 투쟁, 장투사업장 투쟁 등 지금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예정되어 있는 투쟁들이 모두 저들이 말하는 ‘폭력과 무질서’에 해당하는 투쟁이다.
때로는 여론을 의식한 유연한 전술적 선택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가장 극우보수적인 신자유주의가 판치는 이명박 치하에서 우리 투쟁의 나아갈 방향은 87년 6월과 7,8,9 투쟁의 가투, 그리고 97년 노개투의 총파업 투쟁과 총노동전선의 구축, 그리고 2008년 광장을 뒤덮었던 촛불의 폭력과 무질서 속에 있다는 걸 과연 누가 부정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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