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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그리고 죽음
작성자 길가에서
댓글 0건 조회 2,873회 작성일 2010-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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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어간에
조합 활동을 하셨던 분들이 세상을 달리하셨습니다.


허인석 님, 박희근 님,,, (동지라는 말이 뜻하는 무거움으로 님이라고 호칭합니다. )

오늘 아침에는 PK밸브의 허인석님 발인을 보고 왔습니다.

어제는 박희근 님의 장례식에 참석하였습니다.

모두 우리 노동조합관련해서 잊을 수 없는 분들이지만

박희근 님에 관해서만 조금 말씀드립니다.


마창노련의 시절, 120KG의 거구로 앞에 서면

상대도 한 풀 죽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오죽하면 별명이 ‘박장군’이었을라구요.


전 삼미금속 박희근 지부장,

당시 삼미금속은 창원에도 있었지만, 진주에도 있었기에

마창노련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지부장’이었습니다.

항상 진중한 태도 속에서

꼭 필요한 일은 반드시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마창노련 시절의 삼미금속 투쟁은

이 지역 노동운동의 역사에

승리한 투쟁, 연대의 모범을 보인 투쟁,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앞서서 돌파한 투쟁으로

찬연히 빛나는 승리였습니다.

그것을 앞장서 이끌어 내었던 이가

바로 ‘박장군’ 박희근이었습니다.


지병으로 인하여 노동조합을 하기 어려운 조건에서도

병을 극복하기 위해서

신마산에서부터 창원 끝에 있는 삼미금속까지

아침마다 출근길에 달리기를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도 웬만큼 극복하면서 다시

대학을 다녀 물리치료를 배워

사회에 헌신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나이가 들면 노인 요양시설을 세우리라...’


꿈을 잃지 않고 끈질기게 버티던

진정한 ‘사람’이었습니다.


어제 장례식,

고등학교 친구들과 삼미금속 시절의 조합 간부, 몇몇 지인들이,

고인이 가는 길을 같이 했습니다.


간 길에 삼미금속에서 사무국장으로 조합활동을 함께 했던

정영안 님의 묘에도 같이 들러
 술한잔 따랐습니다.


정영안 님의 묘비에 새겨진

정영안 님이 우리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마감을 대신합니다.


“지금과 같은 고난의, 상태에서

나빠지면 얼마나 더 나빠지겠습니까?

우리가 항상 말하는 노동자의 의리와 깡다귀, 소박한 양심으로

다시한번 새롭게 시작합시다.

잡초가 짖밟히고 꺽이면서도 끈질기게 살아서 꽃을 피우듯이

오늘의 고통과 짖밟힘의 아픔은

보다 큰 내일의 결실을 예고합니다.

욕심내지 말고 최선을 다하여

지금의 현실에서

다시 시작합시다     - 1991년 어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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