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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애 낳으면 세금 깎아준다고?
삼성경제연구소 저출산 ‘민족소멸’ … 안정된 일자리?무상교육 반자본주의가 대안
자본의 심장부인 삼성경제 연구소에서 2010년 4월 21일 `저출산 극복을 위한 긴급 제언" 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지금부터 90년 후인 2100년에 인구가 반토막 되고, 490년 후인 2500년엔 인구가 33만명으로 축소되고 한국어도 사용되지 않는 사실상 `민족 소멸" 상태에 이른다는 것이다.
특히, 핵심 생산연령층의 감소세가 두드러지는 것을 주요한 문제로 지적했다. 그 원인으로는 ‘출산에 따른 여성의 경력 단절 우려, 무거운 교육ㆍ보육 부담, 주택 구매를 포함해 지나치게 높은 결혼 비용 등이 만혼(晩婚)과 결혼 또는 출산 기피 현상’을 들었다.
그리고 그 대책으로는 △다자녀 가입자에 대한 사회보험 혜택 확대 △교육비 세액공제 △자녀 수에 따른 상속세율 차등 적용 △양육수당 신설 △고교 무상교육과 대학 학비 경감 △신혼부부 결혼공제 신설과 저가주택 공급 △육아휴직과 유연근무제 확대 등을 들었다.
문제의 본질은 더러운 신자유주의
그러나 저출산 문제의 본질은 한국의 자본주의, 특히 더러운 신자유주의 체제에 있다. 자본의 무한한 착취 시스템을 위해 전체 노동자의 과반수가 비정규직으로 전락하여 불안정 고용, 저임금 노동자로 전락 했다.
사회에 첫발을 내 딛는 청년노동자들에게 일자리 자체도 없거니와 있어도 비정규직 일자리만 기다리고 있다. 이명박은 눈높이를 낮춰 유목민처럼 떠돌아다니는 저임금-비정규직의 운명을 받아들이라고 한다.
안정된 직장이 없는데 결혼하기 힘든 건 당연하다. 결혼 적령기가 되었어도 독립해서 살아갈 ‘사회적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이다. 혹여 취업했다고 해도 언제 짤릴 지 모르는 비정규직의 불안정한 삷 속에서 장기적인 인생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아무리 아끼고 절약해도 부모 도움이 없으면 집 마련은 언강생심, 전셋집 장만하기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청년노동자들 사이에선 연애도 사치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어찌하여 어려운 난관을 뚫고 결혼을 하더라도 첩첩 산중이다. 자식 낳아서 밥 잘 먹이고 학교 보내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사교육 시장의 규모와 위용은 자식 낳기를 무섭게 만든다. 이처럼 작금의 우리 현실 속에서 출산율이 저하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현상이다.
민족의 대를 잇기 위해서라도
그런데 지금의 한국의 신자유구조하에서 삼성경제 연구소가 내놓는 대안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세금 좀 깎아 준다고 출산율 저하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본단 말인가? 출산율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노동유연성에 광분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 중심의 고용구조로 전환하여 고용의 질을 높이고,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인 고용정책을 도입하여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다.
교육, 의료, 공공무분 민영화가 아니라 개인이 아닌 사회가 양육을 같이 책임질 수 있도록 무상의료-무상교육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저들은 그러한 구조를 바꿀 마음이 전혀 없다. 유럽국가중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스웨덴, 프랑스에서 했던 정책 일부를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는 우리에게 역설적으로 신자유주의 타파와 자본주의 구조의 극복만이 민족의 대가 끊기는 것을 방지하고 대를 잇는 길임을 우리에게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결혼해서 애 낳고 키우는 것이 무서운 게 아니라 부담 없고, 행복한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사회변혁을 위한 우리의 투쟁은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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