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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산별
올해 산별파업, 산별운명 좌우할 것
위기의 금속노조, “한다면 한다” 기풍 살려 파업 결의하고 지켜야
올해 금속노조는 산별노조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모든 조직이 신뢰도가 7~8%에 지나지 않는다면 작은 어려움도 극복하기 어려워진다. 조직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불신’이다.
그렇지만 금속노조의 신뢰도가 수치만으로 평가해 완전히 파탄난 것도 아니다. 여전히 금속노조는 민주노총 가맹 조직 중에서 가장 잘 조직돼 있다. 이것은 각종 집회, 투쟁 등 조직력을 보여주는 많은 현실적 증거로도 나타난다. 의결기구(총회, 대의원대회, 중앙위)와 집행기구(중집, 상집) 사이 적당한 긴장감이 조직을 지나친 집행부 위주로 흐르지 않게 통제하면서도 집행을 방해하는 파행적인 방식으로도 몰아가지 않았다. 금속노조 기풍은 이를 “(결정되면) 한다면 한다”로 얘기돼 왔다.
그렇지만 현재 금속산별노조는 몇 가지 점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 조직을 민주적인 방식으로 유지해 왔던 현장의 힘들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완성차에서 현장투쟁 즉 노동강도 저지를 위한 인원충원, 혹은 안전사고 대책을 요구하는 현장파업은 거의 사라지고 있다. 사측의 해고, 손배가압류 등의 집요한 탄압과 비정규직의 인원충원이란 두 가지 칼날로 몇 년만에 그야말로 초토화됐기 때문이다. 중소사업장에서 벌어지고 있던 현장관리자와의 거침없는 투쟁도 많이 사라졌다. 현장관리자와 조합원들 사이의 세력관계는 현장의 권력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늠자다. 아쉽게도 현재 일부 완성차 공장과 일부 지회만이 이런 현장파업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두 번째는 새롭게 충원돼야 할 활기차고 패기있는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으로 채용되고 있다.
이들 비정규직은 고용불안과 의기소침, 좌절과 분노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한국 노동운동이 내부쇄신하지 못 하는 것은 고용구조의 단절이 생겼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확대라는 고용유연화가 정규직 외곽에서 이뤄지는 것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갈등 관계를 함축하고 있다. 만약 청년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채용됐다면 한국 노동운동은 경험과 숙련, 패기와 용기 속에서 한바탕 투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을지도 모른다.
한국 노동운동 역사에서 항상 노동자 운동을 자극해 왔던 정치투쟁의 전사였던 예비노동자들인 학생들도 입시지옥과 취업지옥 속에서 경쟁과 좌절, 분노 속에서 학원과 집을 오가고 있다. 노동운동을 자극하고 나아가게 했던 외부 요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세 번째, 금속산별노조가 저지른 몇 가지 실수들이 조직 내외 불신들을 가속시키고 있다. 2007년만 해도 한미FTA 저지파업으로 전 세계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 세계적으로 FTA에 반대하는 파업을 한 노동운동은 거의 없다고 한다. 한국 노동자들, 특히 금속노동자들이 얼마나 선진적인 노동자들인지를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대표적으로 2008,2009,2010년 중요쟁점에서 노동자운동의 중요한 힘을 보여주지 못 했다.
시민혁명인 2008년 촛불투쟁이 더욱 힘을 가지고 이명박 퇴진까지 몰아갈 힘은 오직 노동자파업투쟁이다. 최근 이집트 무바라크의 퇴진의 종결자는 바로 이집트노동자들의 파업이었다. 2009년 쌍용차 매각반대 투쟁 역시 연대파업의 힘을 보여주지 못 했다. 금속노조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일은 2010년 12월에는 현대차비정규직연대파업을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하고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총회를 가늠하는 대의원대회 결정 사항을 어기는 일은 ‘한다면 한다’는 금속노조기풍을 완전히 훼손하는 일이었다.
결국 금속산별의 전망을 세우는 것은 확신과 신뢰를 주는 것이다. 금속노조는 2월 28일 임대결정을 통해 비정규직 정규직화,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제대로 산별총파업을 실행해야 한다. 올해는 금속산별의 운명이 다 할지 말지를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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